_ 권진규(權鎭圭, 1922~1973, 함경남도 함흥출신), 1970, 건칠, 권진규기념사업회 권진규는 1970년 건칠에 매료되어 있을 때 ‘십자가에 매달린 그리스도’ 제작을 의뢰받았다. 동네 한 교회에서 예배에 사용될 그리스도 조각상을 부탁한 것이다. 그는 이 불멸의 주제를 위해 가장 영원한 재료인 건칠로 그리스도상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주문자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삼베에 수액과 이물질을 섞어 거칠고 너덜너덜한 표면이 그대로 드러난, 누더기의 그리스도를 도저히 예배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이유였을 것이다. 이 조각상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고 있는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 전시에 출품되어 있다. 권진규는 세상의 원죄를 모두 짊어진 누추한 모습의 그리스도야말로 진정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