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직관 5

명성황후의 <일편단충> 필적과 김규복의 <발문>

명성황후의 필적과 김규복의 _ 명성황후, 김규복, 조선 1885년, 종이에 먹, 이화여대박물관 소장 명성황후가 직접 쓴 네 글자와 이 글씨를 하사받은 내시부사 김규복이 쓴 이 함께 남아 있는 유물이다. '일편단충"은 "마음에서 우러난 참된 충정심"이라는 뜻이다. 명성황후는 어지러운 정국 속에서 충성을 다해 왕실을 보필한 세 명의 환관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이 글씨를 하사하였다. 김규복의 에는 명성황후가 네 글자를 환관들에게 내려준 배경과 그 의미가 자세히 적혀있어, 이 글씨가 명성황후가 직접 쓴 글씨임을 분명하게 증언한다. 19세기 말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조선은 극심한 혼란기를 겪었다. 1882년의 임오군란(壬午軍亂)과 1884년의 갑신정변(甲申政變)은 조선 말기의 정치적 혼란상을 보여주는 대표..

책거리 10폭 병풍

책거리 10폭 병풍(冊巨里十幅屛風) _ 조선 19세기, 종이에 수묵 층층이 쌓인 책들 사이사이 각종 귀중품과 동식물들이 가득한 모습을 그린 책거리 병풍이다. 책거리는 책과 여러 물건들을 함께 그린 그림이라는 뜻이다. 책거리는 책 그림을 통해 지식을 자랑하고 싶은 선비들, 희귀한 외국 물건들로써 재력과 인맥을 자랑하고 싶은 왕실과 양반들, 귀한 물건들을 그림으로나마 갖고 싶었던 일반 백성들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특히 책거리병풍은 사람들의 공간을 욕망과 염원이 담긴 이상적인 세계로 꾸며주는 가구이자 장식품이었다. 대부부의 책거리 그림은 화려한 색깔이 칠해졌지만, 이 볍풍은 수묵으로만 담백하게 그려진 보기 드문 작품이다. 그림 속에는 책갑에 담긴 책들과 책장, 악재를 보관하는 약장 등의..

대사례도권(大射禮圖券)

_ 조선 18세기, 비단에 채색, 59.6×262cm, 이화여대박물관 소장 대사례도권(大射禮圖券)은 1743년 4월, 영종와 신하들이 함께 모여 활을 쏘았던 "대사의" 군사의례를 그린 두루마리 그림입니다. 전시된 이화여대박물관의 《대사례도권(大射禮圖券)》은 의식에 쓰인 의장기, 악기, 의물, 복식에 대한 묘사가 기록과 일치하며, 세부 표현 또한 매우 자세합니다. 또한 현전하는 조선시대 궁중기록화 중에 군례(軍禮)의식을 그린 그림이 많지 않은데, 1743년 행사 당시에 그려진 원작(原作)으로, 그림의 표현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18세기 영조 연간의 대표적 궁중기록화라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오른쪽의 그림은 이 행서에서 제일 먼저 진행된 "왕이 활을 쏘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이 장면의 그림 제목은 입니다...

이광사(李匡師)의 <칠언 율시>

_ 이광사(李匡師, 1705~1777), 조선 18세기, 종이에 먹 이광사(李匡師, 1705~1777)가 빠른 붓놀림으로 쓴 글씨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힘찬 기운을 과시한다. 이광사는 조선적인 글씨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조선후기의 서예가이다. 윤순(尹淳, 1680~1741)의 문하에서 필법을 익혔고 왕희지(王義之)의 진체(晉體)를 바탕으로 동국진체(東國眞體)를 완성하였다. 이광사가 초서로 쓴 7언 율시는 중국 북송(北宋)의 사마광(司馬光, 1019~1086)이 쓴 시 「회소서(懷素書) 」의 한 대목에서 가져온 것이다. 사마광의 「회소서 」는 당나라 떄 초서를 잘 쓴 회소懷素 (8세기)의 글씨를 칭송하고 그의 글씨를 구해와 곁에 두고 감상하고 싶다는 마음을 적은 시이다. 이광사가 쓴 두 구절은 회소(懷素) ..

김이안 초상(金履安 肖像)

김이안 초상(金履安 肖像) _ 조선 후기, 비단에 수묵담채 조선 후기의 문신(文臣)이었던 김이안(金履安, 1722~1791)의 전신 초상이다. 이 초상화에는 제발이나 찬문 등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 주인공과 제작시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그러나 동일한 인물을 반신상으로 그린 초상화가 연세대학교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그림 하단에 "삼산재 김선생진(三山齋金先生眞)"이라고 적혀있어, 이 그림 속의 인물이 김이안임을 알 수 있다. 김이안은 노론의 낙론(洛論)을 대표하는 김창협의 증손자로, 성리학자로 명망이 높아 정조대 산림(山林)으로 우대되었던 인물이다. 산림은 학식과 덕망을 갖추었음에도 벼슬을 하지 않는 인물들에게 내리는 일종의 상징적인 명예직이었다. 초상화 속 김이안은 이러한 명성에 걸맞게 관복 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