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4

책거리 10폭 병풍

책거리 10폭 병풍(冊巨里十幅屛風) _ 조선 19세기, 종이에 수묵 층층이 쌓인 책들 사이사이 각종 귀중품과 동식물들이 가득한 모습을 그린 책거리 병풍이다. 책거리는 책과 여러 물건들을 함께 그린 그림이라는 뜻이다. 책거리는 책 그림을 통해 지식을 자랑하고 싶은 선비들, 희귀한 외국 물건들로써 재력과 인맥을 자랑하고 싶은 왕실과 양반들, 귀한 물건들을 그림으로나마 갖고 싶었던 일반 백성들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특히 책거리병풍은 사람들의 공간을 욕망과 염원이 담긴 이상적인 세계로 꾸며주는 가구이자 장식품이었다. 대부부의 책거리 그림은 화려한 색깔이 칠해졌지만, 이 볍풍은 수묵으로만 담백하게 그려진 보기 드문 작품이다. 그림 속에는 책갑에 담긴 책들과 책장, 악재를 보관하는 약장 등의..

김이안 초상(金履安 肖像)

김이안 초상(金履安 肖像) _ 조선 후기, 비단에 수묵담채 조선 후기의 문신(文臣)이었던 김이안(金履安, 1722~1791)의 전신 초상이다. 이 초상화에는 제발이나 찬문 등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 주인공과 제작시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그러나 동일한 인물을 반신상으로 그린 초상화가 연세대학교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그림 하단에 "삼산재 김선생진(三山齋金先生眞)"이라고 적혀있어, 이 그림 속의 인물이 김이안임을 알 수 있다. 김이안은 노론의 낙론(洛論)을 대표하는 김창협의 증손자로, 성리학자로 명망이 높아 정조대 산림(山林)으로 우대되었던 인물이다. 산림은 학식과 덕망을 갖추었음에도 벼슬을 하지 않는 인물들에게 내리는 일종의 상징적인 명예직이었다. 초상화 속 김이안은 이러한 명성에 걸맞게 관복 대신..

백자철화 매죽문 시명 호

백자철화 매죽문 시명 호(白磁鐵畵梅竹文詩銘壺) _ 조선 17세기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매화와 대나무가 그려진 항아리는 조선 중기, 17세기에 왕실 도자기 제작소인 관요에서 제작되었다. 어깨가 당당하게 벌어진 이 항아리에는 조선 전기부터 백자에 즐겨 그려진 매죽문과 함께 단정한 글씨체로 오언절구의 시가 양쪽에 두 구씩 적혀 있다. 말은 삼가지만 능히 천하를 드러내고 烈火燒林虎豹慄 때에 따라 탁하고 맑음을 따르네. 疾雷裂地龍跎驚 몸이 비어 족히 만물을 담을 만하고 中處足容物 질이 희니 천성이 드러나네. 質白見天成 이 시는 조선 중기의 관료이자 유명 문인의 월사(月沙) 이정구(李廷龜, 1564~1635)의 문집인 『월사집(月沙集) 』에 실려 있는 것이다. 이정구의 문집에는 이 시의 제목이 "술 취하여 병에 ..

분청사기상감'선덕 10년' 명 지석

분청사기상감 '선덕10년'명 지석(紛靑沙器象嵌 '宣德十年' 銘 誌石) _ 조선 1435년, 분청사기, 이화여대박물관 소장 지석은 죽은 사람의 인적 사항이나 무덤의 소재를 기록하여 묻은 판석이나 도판이다. 이 지석은 현존하는 조선시대 도자기 지석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지석 앞면에 선덕 10년(세종 17년, 1435) 11월 15일에 차집(車輯)이 장사지냈다고 적혀있다. 절대 연대가 있어 조선 초 도자사의 편년 자료가 되며, 흑백 상감면의 유조(釉調) 차이로 청자와 분청사기의 과도기적인 양상을 보여준다. 두 지석의 모양이 한 쪽은 직사각형, 다른 하나는 연꽃과 연잎으로 장식한 위패형으로 서로 다르지만, 적힌 내용은 동일하다. 지석의 내용에 아들 차치(車緻)가 고애자(孤哀子), 즉 부모가 모두 돌아갔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