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승려 장인 3

나라의 안녕을 위해 대비가 발원한 불화, 약사십이신장도(藥師十二神將圖)

약사십이신장도(藥師十二神將圖) _ 조선 16세기 후반, 비단에 색, 미국 보스턴미술관 나라의 안녕을 위해 대비가 발원한 불화 나라와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고자 대비가 솜씨 좋은 장인(양공 良工)에게 명하여 조성한 불화 다섯 폭 중 하나입니다. 발원자가 누군인지 정확히 알수 없으나, 조선 전기에 불교를 후원한 대표적 왕실 여성인 문정왕후(文定王后, 1501~165)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작자는 16세기 왕실 불화를 주도했던 화원 이자실(李自實) 또는 그의 화풍을 이어받은 다른 화원일 수도 있으나 확실치 않습니다. 이 불화는 주선 후기 불화와 달리 시주와 제작에 관련한 이들의 이름이 화기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정교한 필선과 화려한 책색, 풍부한 회화적 묘사가 돋보이는 16세기 왕실 발원 불화입니다. 약사십..

석씨원류용화사적 권2

석수원류용화사적 권2 _ 조선 1673년, 종이에 먹,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 최초의 불상을 만든 이야기가 실린 책 석가모니부처 일대기와 제자들의 행적을 정리한 『석씨원류용화사적』에는 기술과 창조의 신 '비수갈마천(毘首羯摩天)'이 최초의 불상을 만든 이야기가 삽화와 함께 실려 있습니다. 석가모니부처가 어머니 마야부인에게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잠시 하늘의 천궁에 오르자 지상의 우전왕(優塡王)은 그를 그리워하여 그 모습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 때 비수갈마천이 장인으로 변하여 석가모니부처의 초상 조각, 즉 최초의 불상을 만들었습니다. 비수갈마천은 성스러운 부처의 모습을 구현하는 조선시대 승려 장인의 자의식과 정체성 형성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석수원류용화사적 권2 2021.12.07. 국립중앙박물관_조선의 승려..

신겸 진영(信謙 眞影)

신겸 진영(信謙 眞影) _ 조선 19세기, 비단에 색, 문경 김룡사(직지사성보박물관 기탁) 승려 장인, 신겸의 얼굴 경상북도 문경에 있는 사불산 대승사(大乘寺)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화승 집단을 대표하는 신겸(信謙)의 초상화(진영眞影)입니다. 신겸은 화승이자 대선사 (大禪師)로 존경받았으며, 화면에는 '퇴운당 대선사 신겸 진영(退雲堂大禪師信謙眞影)이라 적혀 있습니다. 그는 완숙한 경지에 다다른 화승으로 경전의 필사에도 매우 뛰어났으며, 불사 내용이 교리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는 증명(證明)의 역할까지 맡는 등 수행승이자 예술가로서 승려 장인의 정체성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현재 전하는 화승의 초상은 매우 드문 편으로, 실제 불화를 그린 화승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떠올리게 해줍니다. 신겸 진영(信謙 眞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