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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덕의 <인탁-숙부의 초상(인혁당의 사람들)>

기리여원 2024. 9. 11. 20:23

<인탁(人拓) _ 숙부(淑父)의 초상(肖像)(인혁당의 사람들) > _ 김영덕(1931~2020, 충남 서산 출생), 1976, 캔버스에 유화물감, 130.5×130.5cm,유족(김상수, 김정은, 김정임)기증

 

'인혁당 사건'을 그린 그림으로, 당시의 압제적인 독재정권에 의해 사라져간 망자들에 대한 애도와 비애의 감정을 담고 있다. 그림은 몇 개의 층위로 구분되는데, 화면 상단은 눈부시게 하얀 빛으로 물든 공간에 흰색 한복을 입은 망자들이 이제 막 산자들의 시선에서 사라지기 직전의 모습을 얼핏 보여준다. 화면 중앙은 십자가 책형을 당한 예수의 몸을 연상시키는, 양쪽으로 벌려진 팔, 손바다의 피가 그려져 있고 그 주위로 다양한 얼굴, 표정, 팔들이 방사형으로 확산하고 있다. 우측 하단의 카무플라주 문양의 철모는 이 비극적 상황을 초래한 원인을 지시하고 있다. 다양한 의미가 공간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그림으로, 개성적인 형상과 강렬한 색체, 역동적이고 긴장감 어린 화면 구성이 특징적이다.

 

김영덕(1931~2020, 충남 서산 출생)

 

김영덕은 충남 서산 출생으로, 1950년대에는  『국제신문 』의 전신인   『국제신보 』 기자로 활동하며 동시대의 미술활동을 탐구하였다. 1956년 부산의 서양화 동인 청맥(靑脈) 창립전에 참여했고, 1960년부터 1963년까지 현대작가초대미술전에서 활동하며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 」, 박경리의 「토지 」 등의 신문 연재 삽화를 그렸으며, 구상전 창립(1967년)에 참여했다.

 

언론사 기자 생활을 하며 목격한 전쟁의 참상은 작가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1960년대 이후, 탁본처럼 박제된 인간의 시신을 혈상화한 '인탁(人拓, 인간 탁본의 줄임말)'시리즈나, 무속을 소재로 죽은 자들에 대한 추모의 의미를 담은 작품을 제작했다. 이후 한국 지도, 굿판을 상징하는 오방색 띠, 정화수 등을 배치해 통일을 염원하는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개성 있는 형상과 강렬한 색체, 역동적이고 긴장감 어린 화면 구성이 특징이다

<인탁(人拓) _ 숙부(淑父)의 초상(肖像)(인혁당의 사람들) > _ 김영덕(1931~2020, 충남 서산 출생)

 

2024.09.07, 국립현대미술관 과천_MMCA 기증작품전-1960-1970년대 구상회화

'청허(淸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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