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희의 <초란도>
_ 강명희(1947 ~ ), 2020-22, 캔버스에 유채, 340×288cm 제주의 지형 중 반도처럼 바다 쪽으로 돌출해 있는 송악산과 제주의 중심에 위치한 한라산의 다채로운 풍경을 혼합해 그린 작품이다. 강명희는 송악산으로 몇 년간 연필 데생을 하러 다니기도 했는데, 송악산의 언덕길을 비롯하여 한라산의 나무, 제주에서 자라는 제철의 꽃, 엉겅퀴, 봉숭아, 수국, 산초나무 가지 등을 이 작품에 그려 넣었다. 작가는 중국 초나라 시인 굴원의 장편 서사시 를 좋아하여 필사하곤 했는데, 이 시는 굴원이 정치적인 이유로 추방당한 후 유랑 중에 쓴 귀양 문학으로 알려져 있다. 시에 등장하는 산초를 제목에 담은 이 작품에서는 한 장소에 머무르지 않고 떠나거나 이동하며 지낸 유목적 삶에 대한 사유를 엿볼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