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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千鏡子)의 <새>

기리여원 2022. 10. 3. 16:33

<새> _ 천경자(千鏡子, 1924~2015, 전남 고흥), 1973년, 종이에 채색, 58.5×39cm, 서울 미술관

 

천경자(千鏡子, 1924~2015, 전남 고흥)

 

'한(恨)의 화가' 혹은 '꽃의 화가'라 불리는 천경자는 인간의 고통과 슬픔의 정서를 여인과 뱀, 꽃에 투영한 채색화를 선보였다. 일본 유학길에 오른 후 천옥자(千玉子)에서 '경자(鏡子)'라는 이름을 스스로 지어 부르고, 1942~1943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연이어 입선하며 본격적으로 화단에 이름을 알렸다.

수묵화 중심의 동양화단에서 채색화는 일본색이 짙다는 이유로 배척받았으나, 천경자는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실험하고 작품에 문학적인 성격을 부여하며 한국 채색화 분야에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화풍을 개척했다.

 

작품에 자신의 이야기를 줄곧 투영해왔던 천경자는 1970년대부터 세계 각지를 누비며 외국의 이국적인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드로잉과 회화로 남겼다. 여인을 둘러싼 동물들이 평화롭게 어울리는 모습을 드로잉과 회화로 남겼다.여인을 둘러싼 동물들이 펑화롭게 어울리는 모습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내 슬픈 전설이 49페이지>는 아프리카 초원의 이미지에 자신의 49세 인생을 중첩시킨 대작으로 1년여에 걸친 긴 작업이었다. 천경자의 수필 「내 수필 전설의 첫 페이지 」에서 제목을 빌려온 자전적인 작품으로, 긴 머리카락을 늘어트린 채 고개를 숙이고 쪼그려 앉아 흐느끼는 여인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잠재된 슬픔의 정서를 작품으로 승화라고 있다.

 

<고(孤)>, <청혼>, <청춘> 속 머리에 꽃을 얹은 여인의 모습은 대표적인 천경자의 도상이다. 꽃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 인생의 모든 역경을 딛고 피워낸 꽃을 의미하는데,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여인은 오랜 세월 자신이 겪었던 외로움과 아픔을 그림으로 치유하고 있는 작가 스스로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새> _ 천경자(千鏡子, 1924~2015, 전남 고흥)

 

2022.08.14, 2022 서울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전_두려움일까 사랑일까

전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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