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외국 서화, 회화, 조각 48

얀 호사르트의 <어린 공주>

_ 얀 호사르트[Jan Gossaert (Jean Gossart, 프랑스 출신), 1508년부터 활동, 1532년 사망], 1530~32년경, 목판에 유화, 38.2×29.1cm, 내셔널갤러리 런던, 1908년 구입 이 소녀는 망명 중이던 덴마크의 왕 크리스티안 2세 (1481~1559)의 딸 도로테아(1520~1580)로 추정됩니다. 진주를 엮은 호화스런 옷을 입었으며, 소매에 있는 옅은 파란색 원형무늬는 원래 왕족의 상징인 보라색이었습니다. 그녀의 가족은 1523년 크리스티안 2세가 폐위되어 쫓겨난 후 네델란드에서 펠리페 3세의 아내 오스트리아의 마거릿(1480~1530)의 보호를 받았습니다. 사실적인 초상화로 유명한 얀 호사르트는 16세기 초 북유럽화가 최초로 로마를 방문했고, 이후 이탈리아 르네상..

도메니코 기를란다요 공방의 <소녀>

_ 도메니코 기를란다요 공방(Workshop of Domenico Ghirlandaio, 1449~1494, 이탈리아 플로렌스), 1490년경, 목판에 템페라, 44.1×29.2cm, 내셔널갤러리 런던, 1887년 구입 목판에 템페라 물감으로 그린 작은 크기의 작품입니다. 정교하고 정확한 선, 밝고 고른 빛의 묘사는 템페라 기법의 특징입니다. 15세기 중반 이전의 이탈리아 초상화가 대부분 고대 로마 동전에서처럼 옆모습으로 얼굴의 반만 드러낸 데 비해 그림 속 소녀는 비스듬히 앉아 있어 우리와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기를란다요는 보티첼리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피렌체 화가로, 미켈란젤로(1475~1564)는 젊은 시절 그의 공방에서 조수로 있었습니다. 이 초상화는 그의 공방에 있던 화가 중 한 명이 그렸을 것..

티치아노의 <여인(달마티아의 여인)>

_ 티치아노(Titian, 1506경부터 활동, 1576년 사망, 이탈리아 베네치아), 1510~12년경, 캔버스에 유화, 119.4×96.5cm, 내셔널갤러리 런던, 1942년, 준남작 프렌시스 쿡이 아버지 허버트 쿡을 추모하며 에술기금을 통해 기증 티치아노가 20대 초반에 그린 초상화입니다. 머리에 두른 베일을 비롯한 천의 표현에서 화가로서 티치아노의 솜씨와 기술이 젊은 나이에 이미 완숙기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반니 벨리니의 제자인 티치아노는 르네상스 시대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화가로, 유럽 각국의 강력한 통치자들이 그에게 그림을 주문했습니다. 이 작품의 별칭 '라 스키아보나'는 '달마티아의 여인'이라는 뜻으로, 달마티아는 1420년부터 1797년까지 베네치아 공화국의 식민지였던 아드리아해 ..

엘그레코의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

_ 엘 그레코(El Greco, 1541~1614, 그리이스), 1586년, 톨레도 산토 도메 교회 도메니코스 테오토코풀로스(Doménikos Theotokópoulos), El Greco 1586년 대표작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이 탄생했다. 산토 도메 교회 사제인 안드레스 누녜스의 주문으로 그려진 이 그림은 교회의 후원자였던 오르가스 백작 곤살로 데 루이스의 장례식을 묘사한 것이다. 1332년 타계한 오르가스 백작의 장례식에 성 아우구스티누스와 성 스테파누스가 나타나 그의 시신을 무덤 속에 눕혔다는 일화를 표현한 것이다. 화면의 상단은 천상, 하단은 지상이며, 서로 다른 방식으로 묘사되어 있다. 천상 세계는 밝고 화려하며, 인물들은 환영과 같은 모습에 크기와 형태가 왜곡되어 있다. 반면 지상 세계는 ..

프란시스코 데 고야의 <이사벨 데 포르셀 부인>

_ 프란시스코 데 고야(Francisco de Goya, 1746~1828, 스페인 ), 1805년 이전, 캔버스에 유화, 82×54.6cm, 내셔널갤러리 런던, 1896년 구입 고야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이자 판화가로 카를로스 3세, 카를로스 4세, 페르디난드 7세의 궁정 화가로 일했습니다. 그림 속 여성은 아메리카 식민지의 국무장관이던 돈 안토니오 데 포르셀의 아내 이사벨 데 포르셀 부인(1780년경~1842)입니다. 그녀가 입은 옷은 전통적으로 낮은 계급여성인 마하(maja)의 복식이지만,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 스페인의 왕실과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했습니다. 화려한 검은 레이스 숄을 둘렀으며 머리에는 검은 레이스로 만든 만틸라(mantilla)를 썼습니다. 만틸라를 고정한 빗에는 검은 리..

장 바티스트 그뢰즈의 <여인>

_ 장 바티스트 그뢰즈(Jean-Baptiste Greuze, 1725~1805, 프랑스 투르뉘 ), 1760년경, 캔버스에 유화, 64.1×54.6cm, 내셔널갤러리 런던, 1845년 에밀리 이스나가 기증 프랑스에서 유행한 로코코 시대 패션을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 초상화의 주인공은 문필가이자 아마추어 배우였던 드 글레옹 후작부인으로 추정됩니다. 18세기 중반 프랑스에서 유행한 퐁파두르 후작부인의 머리와 옷 스타일이 눈길을 끕니다. 머리는 가르마 없이 빗어 넘겨 줄지어 땋은 곱슬머리가 특징인 '테트 드 무통(t'ete de mouton, 염소 머리)' 스타일을 했습니다. 머리에는 흰색파우더를 뿌리고 진주와 비단으로 만든 파란색 꽃 장식을 달았는데, 이러한 머리장식들은 그것들을 유행시킨 퐁파두르 후..

카날레토의 <베네치아 카스텔로의 산 피에트로>

<베네치아 카스텔로의 산 피에트로>_ 카날레토(조반니 안토니오 카날) [( Canaletto(Giovanni Antonio Canal), 1697~1768, 이탈리아 베네치아], 1730년대, 캔버스에 유화, 47.3×79.5cm, 내셔널갤러리 런던, 1879년 존 헨더슨 유증 베네치아 동부 카스텔로 지역의 작은 섬 산 피에트로는 당시 상인이나 노동자들이 살던 조용한 지역이었습니다. 그림 가운데에 있는 산 피에트로 성당은 1807년까지 베네치아의 대성당이었습니다. 고전적인 르네상스 건축가 안드레아 팔라디오(1508~1580)의 설계를 바탕으로 16세기 후반 수리된 이 건물은 18세기 그랜드 투어를 하는 영국인에게 인기가 많았으며, 이들은 영국으로 돌아가 자신들의 시골 저택을 파라디오 양식으로 수리했습니다..

카날레토의 <베네치아 카나레조 입구>

<베네치아 카나레조 입구>_ 카날레토(조반니 안토니오 카날) [( Canaletto(Giovanni Antonio Canal), 1697~1768, 이탈리아 베네치아], 1734~42년경, 캔버스에 유화, 48×80.2cm, 내셔널갤러리 런던, 1879년 존 헨더슨 유증 카날레토는 베네치아 모습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그린 풍경화로 유명했습니다. 그랜드 투어가 유행한 시기, 이탈리아에 온 영국인들은 오늘날 여행 기념품으로 그림엽서를 사듯 그의 풍경화를 구입했습니다. 그림 속 장소는 지금도 인기 있는 관광지입니다. 이 작품은 베네치아 카나레조 운하의 입구를 그린 것으로, 인기가 좋아서 카날레토의 그의 공방에서 반복해서 제작했습니다. 차가운 저녘의 빛과 옅은 분홍색 구름이 있는 하늘은 1740년대 전반 그려진 ..

폼페오 지롤라모 바토니의 <존 스콧>

<존 스콧(추정)>_ 폼페오 지롤라모 바토니(Pompeo Girolamo Batoni, 1708~1787, 이탈리아 ), 1774, 캔버스에 유화, 101.3×74cm, 내셔널갤러리 런던, 1960년 남편인 C.E.코멜라인 대령을 추모하며 E.M.E. 코멜라인 유증 바토니는 18세기 로마에서 활동한 초상화가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기념사진을 찍듯, 그랜드 투어 중인 영국인들은 그에게 초상화를 주문했습니다. 그림 속 인물은 1770년대 로마를 여행했던 영국인 존 스콧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흰색 파우더를 뿌린 머리 또는 가발을 리본으로 묶었으며, 이탈리아에서 샀을 것으로 보이는 비단 겉옷을 입고 있습니다. 고대 조각을 연상시키는 석조 대좌에는 그림을 그린 연도인 '1774'라는 숫자와 바토니의 서명을 마치 새..

렘브란트 판 레인의 <63세의 자화상>

<63세의 자화상>_ 렘브란트 판 레인(Rembrandt van Rijn, 1606~1669, 네덜란드 레이덴 ), 1669, 캔버스에 유화, 86×70.5cm, 내셔널갤러리 런던, 1851구입 렘브란트는 프로테스탄트 국가였던 네덜란드에서 활동했습니다. 직접 이탈리아에 가본 적은 없지만 판화나 다른 동료로부터 이탈리아 미술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1640년대 암스테르담 최고의 인기 화가였으나 이 자화상을 그릴 때는 이미 파산한 상태였습니다. 렘브란트가 죽기 몇 달 전 그린 자화상입니다. 나이 들어가는 얼굴에 집중해 물감을 두껍게 발라 얼룩덜룩한 피부, 숱이 적어진 눈썹 등을 그렸습니다. 옷과 배경은 얇게 재빨리 칠해서 밝은 빛을 받은 섬세한 얼굴 표정에 주목하게 합니다. 자화상으로 자신을 성찰했다는 해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