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비지정문화재

을사친정계병(乙巳親政契屛)

기리여원 2024. 1. 22. 12:51

<을사친정계병(乙巳親政契屛)> _ 작가 모름(作家未詳), 1785년(정조 9), 비단에 색과 먹

 

왕이 중심인 인사행정

 

산봉우리 다섯 개가 그려진 오봉병풍 앞 왕의 의자가 있습니다. 왕의 자리 가까이에 내시와 사관이, 다음에 승지와 규장각 관원이 있습니다. 반면 인사행정 담당인 이조와 병조 관원들은 툇마루와 전각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규장각 관원은 정조의 친위세력입니다. 친위세력을 바탕으로 왕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돋보입니다.

 

<을사친정계병(乙巳親政契屛)>

 

1폭에는 정조의 어제시와 신하들의 화답시가 담겨 있습니다. 정조는 창덕궁 중화당에서 인사행정을 행하는 것이 상서롭다는 내용의 시를 내렸는데, 병풍 제2 · 3폭에 구름 사이로 소나무와 복숭아나무, 학 두마리가 있어 상서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중희당 전각 안 오봉병 앞에 임금의 자리가 있습니다. 이 앞에 이조와 병조에서 올린 인사 추천 목록이 놓인 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각 앞으로 임시로 덧댄 마루 중앙에 옥새가 놓여 있습니다. 신하들은 왕의 자리 양옆으로 엎드려 있는데, 모두 털모자를 썼습니다. 음력 12월이라 날이 상당히 추웠던 듯합니다. 한편 중희당 앞뜰에는 시위대가 줄지어 서 있습니다. 뜰에 시위대가 있는 모습을 다른 인사 행정 그림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인사행정이 이루어진 창덕궁 중희당은 세자가 머무르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중희당 가까이 정조의 편전인 성정각(誠正閣)이 있습니다. 그림에서 다른 전각들은 구름에 가려져 있는데, 성정각만 그려져 있습니다. 성정각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몇몇문에는 검푸른색 휘장이 쳐 있습니다. 이를 아청목갑장(鴉淸木甲帳) 또는 청목갑장이라는 부릅니다. 행사 개최 공간과 그렇지않은 공간을 분리하는 용도로 휘장을 썼습니다

 

<을사친정계병(乙巳親政契屛)>

 

<을사친정계병(乙巳親政契屛)>

 

<을사친정계병(乙巳親政契屛)>

 

<을사친정계병(乙巳親政契屛)>

 

2023.12.15, 국립중앙박물관_탕탕평평

전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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