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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장욱진(張旭鎭)의 <호도>

기리여원 2024. 9. 11. 06:46

<호도(虎圖)> _ 장욱진(張旭鎭, 1917~1990, 충남 연기) . 1975, 캔버스에 유화 물감, 60×49.6cm,  이건희컬랙션

 

서울 명륜동에서 작업하던 시기(1975~79년)에 제작된 작품으로, 이 시기는 수묵 효과와 넓은 여백 등의 동양화적 요소와 민화적 소재의 도입울 특징으로 한다. 이 작품은 화면 위쪽에 담뱃대를 물고 앉아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듯한 인물과 그 앞으로 이야기의 한 장면이 펼쳐지고 있는 것 같은 구성을 취하고 있다.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산에 올라간 포수가 동굴에서 호랑이와 아이를 발견했다. 그는 위험에 처한 아이를 구하기 위해 총을 쏘려고 했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오히려 호랑이가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작가는 호랑이와 아이를 소재로 그렸는데, 이 작품에서와 같이 호랑이는 사나운 맹수가 아니라 사람을 보호해 주는 친근한 존재로서 표현된다. 이는 자연과 동물, 인간이 공존하는 작가의 예술관을 반영하는 것이다. 밝은 색체와 익살스러운 표현된 대상들이 동심의 세계를 보여주는 듯하다.

 

장욱진(張旭鎭, 1917~1990, 충남 연기)

 

장욱진은 충청남도 연기군 출생으로, 일본 데이코쿠미술학교 서양학과에서 수학(1939~43년)했다. 귀국 후 국립박물관에서 근무하며 전통미술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문인화, 벽화, 민화 속 도상을 작품에 지속적으로 등장시켰다.

 

작가는 주로 한눈에 들어오는 작은 화면에 나무, 집, 새, 아이, 마을, 가축 등 일상적이고 친근한 소재를 즐겨 그렸다. 작품에는 집에 대한 애착이 드러나며 작가 자신과 아내를 화면에 담아 자전적 성격을 띠기도 한다. 소재를 꾸밈없이 단순하게 묘사하여 자칫 유아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치밀한 구성력과 세련된 색체, 특유의 밀도 높은 채색법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서울 명륜동에서 작업하던 시기(1975~79년)에는 수묵 효과와 넓은 여백과 같은 동양화적 요소와 민화적 소재를 작품에 도입하기도 했다.

<호도(虎圖)> _ 장욱진(張旭鎭, 1917~1990, 충남 연기)

 

2024.09.07, 국립현대미술관 과천_MMCA 기증작품전-1960-1970년대 구상회화

전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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