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_영월 창령사터 오백나한전(2019.05.05.일요일)

기리여원 2019. 5. 8. 14:19


영월 창령사터 오백나한 -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


일 시 : 2019.04.29~06.13

장 소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1부 성속(聖俗)을 넘나드는 나한의 얼굴들


나한의 내면의 고독과 정진으로 윤회의 수레바퀴를 벗어나 인간으로서는 가장 높은 경지에 올랐습니다. 나한은 이처럼 성(聖)과 속(俗)의 경계에 머물며, 실은 나와 다르지 않는 높이에 있기에 누구나 편하게 다가 갈 수 있는 대상이 됩니다. 창령사 터 오백나한상은 볼수록 친근하며 마음을 잡아끕니다. 돌덩어리에서 아주 살며시 표정짓는 눈과 코, 입에서 배어 나오는 미소, 그 형태의 원만함이 평온함을 찾는 우리의 마음을 끌어당깁니다. 우리와 다르지 않은 친숫한 존재임을 표현하기 위해 나한 고유의 얼굴은 돌 속으로 사라집니다. 그 빈자리에는 나와 당신의 표정만이 남아있습니다


창령사 터 나한상은 2001년 영월에서 농사를 짓던 김병호씨가 땅을 일구다가 처음 발견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강원 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를 벌여 형태가 완전한 상 64점을 포함해 머리 118점,신체 일부 135점 등 총317점을 찾아냈다. 그 과정에서 '창령사(蒼領寺)라는 글자를 새긴 기와가 나왔고, 중국 송나라의 동전 숭녕중보(崇寧重寶)와 고려청자 등도 함께 출토됐다. 그 곳이 바로 고려 시대(12세기 무렵)에 지어진 창령사가 있던 자리임을 알려주는 단서다


서울을 찾은 나한들은 창령사 터에서 발견된 나한상 중 88점이다. 1부에서 32구를 보여주고, 2부에선 스피커 700여 개를 탑처럼 쌓아 올려 그 사이사이에 나한상 29구 등을 배치해 현대 미술과 만난 나한상을 보여준다. 김승영설치작가는 도시 빌딩 숲에서 성찰하는 나한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2019년 5월 6일 월요일 중앙일보에서


불교에서 나한은 아라한(阿羅漢)의 준말로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인간을 말한다



가사 밖으로 손을 내민 나한



합장하는 나한



생각에 잠긴 나한



바위 뒤에 앉은 나한



보주를 든 나한



도시 빌딩 숲에서 성찰하는 나한을 형상화한 작품 _ 김승용설치작가


2부 일상 속 성찰의 나한


빌딩숲 속 현대인의 도시 일상

복잡하게 얽힌 사람들의 일상, 그들의 수많은 이야기

그 속에 파묻혀 오랜 시간 잊고 지내온 나의 내면의 소리

가만히 귀 기울이면 소음은 잦아들고 조용히 떠오르는

내 마음의 소리

깨달은 자,

나한과 같이 가만히 귀 기울여 보세요

내 마음의 자리에서.








당신은 당신으로부터 자유스럽습니까?


오백나한의 수많은 표정을 읽다 보면 어느새 우리 안에 있는 수많은 감정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웃과 함께 진심으로 웃고 슬퍼할 수 있는 그들과 달리 개인적인 욕심과 온갖 무거운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 자신을 들려다보게 됩니다. 그리고 묻고 싶어집니다. 당신은 당신으로부터 자유스럽습니까? 전시장을 거닐면서 벽돌에 새겨진 기쁨, 행복, 원망, 두려움, 분노, 슬픔과 같은 여러 감정이 담긴 글귀와, 마치 빌딩숲처럼 높게 쌓인 스피커로부터 들리는 소리,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감정으러부터 자유롭고 온전히 웃고, 울고, 기뻐하는 창령사 터 오백나한의 얼굴들을 만나게 됩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 공간이 고요히 나 자신에 집중하며 내 안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사색의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승영설치작가)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는 나한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는 나한












다양한 표정을 짓고있는 나한



생각에 잠겨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나한


글 국립중앙박물관_영월 창령사터 오백나한전-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