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비지정문화재

남해 가천마을 밥무덤

기리여원 2021. 5. 5. 10:40

가천마을 밥무덤

 

밥무덤은 굴뚝처럼 생겼으며 제사를 지낼 때 밥을 정갈한 한지에 서너 겹으로 싸서 정성껏 묻고, 흙으로 덮은 다음 그 위에 반반한 덮개돌을 덮어두는 것이다. 제물로 넣은 밥을 쥐, 고양이, 개 등의 짐승이 해치면 불길한 일이 생기거나 신에게 바친 밥의 효력이 없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음력 10월 15일 주민들이 모여 마을 중앙에 있는 밥무덤에서 풍작과 풍어를 기원하고 마을의 안녕과 태평을 축원하는 동제를 지낸다.

 

그러나 밥무덤의 또 다른 목적은 먼 거리 항해 등에 나갔다가 목숨을 잃어 제삿밥을 얻어먹지 못하는 혼령들을 위해 밥을 묻어둔다는 의미도 있다. 밥무덤에 제사를 지낸 일주일 후 음력 10월 23일 밤 12시경 남근바위로 가서 미륵제를 올린다. 그러므로 밥무덤의 동제는 남근바위의 미륵제를 지내기 위한 식전 행사라고도 볼 수 있다.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 유독 밥무덤 제사를 지내는 까닭은 상대적으로 경작할 논이 적어 쌀이 귀한 지역이므로 쌀에 대한 애착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신앙으로 변모해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기 때문이다. 귀한 제물인 밥을 땅속에 넣는 것은 마을을 지켜주는 모든 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풍요를 점지해 주는 땅의 신, 즉 지모신에게 밥을 드림으로써 몇십 배 또는 몇백 배의 풍요를 되돌려 받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의 표출이라고 풀이한다.

 

글 과학문화유산답사기

 

가천마을 밥무덤 표지판

 

 

가천마을 밥무덤

 

 

가천마을 밥무덤

 

 

가천마을 밥무덤

2021.05.02. 남해 가천마을 밥무덤

'청허(淸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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