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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곡(浪谷) 최석환(崔奭煥)의 <묵포도도>

_ 낭곡(浪谷)  최석환(崔奭煥, 1808 ~ 1883 이후, 전북 군산), 1877년, 종이에 먹(紙本水墨),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최석환(崔奭煥, 1808 ~ 1883 이후)은 19세기 호남 화단에서 묵포도도로 유명한 직업 화가로서, 호는 낭곡(浪谷)이다. 제작 시기가 확인된 최석환의 작품들은 1870년대에 집중되어 있어 60대가 전성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때의 양식적 특징은 전수식(全樹式)으로 제3폭과 제4폭 하단에서 시작된 포도 줄기가 양쪽으로 나뉘며, 특히 왼쪽 넝쿨은 둥근 원과 '에스(S)자'를 그리며 뻗어 나가 기교적 특징을 드러낸다. 포도의 넝쿨을 일필지휘로 그려 낸 서예적 필력, 포도송이와 잎사귀의 농담 대비는 그가 수묵화에 특출났음을 알게 해 준다. 포도송이와 왕성하게 뻗어 나아가는 넝..

목불(木佛) 장운상( 張雲祥)의 <구월>

_ 목불(木佛) 장운상( 張雲祥, 1926~1982, 춘천 출생), 1956, 종이에 색,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목불(木佛) 장운상( 張雲祥, 1926~1982)은 1946년 창설된 서울대학교 예술대학 미술부 제1기의 첫 졸업생으로 평생 동양화를 그린 작가이다. (1956)은 제5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에서 무감사 입선한 작품으로,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상반신 여성 누드 인물화이다. 그림을 보면 이리저리 얽힌 포도 넝쿨을 배경으로 한 여인이 도발적인 자세로 앉아 있다. 건강미 넘치는 여인의 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가슴을 완전히 드러낸 채 한쪽 무릎을 세우고 있다. 과장된 이목구비와 구릿빛 피부, 왜곡된 신체 비례, 청포도가 주렁주렁 매달린 넝쿨 등에서 이국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_ 목불(木佛) 장..

이건희컬렉션, 의재(毅齋) 허백련(許百鍊)의 <두백농인>

_ 의재(毅齋) 허백련(許百鍊, 1891~1977, 전남 진도), 1973, 종이에 먹, 색,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연진회를 통해 호남 화단을 이끌어 갔던 의재(毅齋) 허백련(許百鍊, 1891~1977)은 평생 남종화에 천착하였다. 강 너머 메마른 먹으로 쌓아 올린 먼 산은 정통 산수에 기반을 두면서, 푸른 전답이 펼쳐진 전경에는 실재하는 농촌의 모습을 재현하려했다. 허백련은 을 통해 평범한 농촌 마을을 이상적 정경으로 승화하였는데, 농촌 진흥에 뜻을 두고 농업 학교 설립에 앞장섰던 그의 이상이 녹아 있다. 소를 끄는 농부, 괭이를 멘 노인은 화제를 시각화 한 것으로 화면 가운데 동세를 주며, 마른 먹을 기초로 산뜻하게 베풀어진 담채는 청신한 감각을 더한다. _ 의재(毅齋) 허백련(許百鍊, 189..

관재(寬齋) 이도영 (李道榮)의 <기명절지>

_ 관재(寬齋) 이도영 (李道榮, 1884~1934), 1923, 종이에 먹,색,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관재(寬齋) 이도영 (李道榮, 1884~1934)은 1920년부터 서화협회의 전람회 활동과 서화 창작에 매진하였으며, 1920년대 전반 화조화와 기명절지화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었다. 기명절지화는 해상화파(海上畵派) 화가들에 의해 설립되어 유행한 화목으로, 장승업에 의해 소개된 이후 안중식과 조석진을 거쳐 근대화단으로 확산되었다. 좁은 화폭의 오른쪽 상단에"서창청공(書窓淸供)"이라는 화제가 적혀 있고 계해(癸亥, 1923)년 일정(日亭)을 위해 그렸다고 소개되어 있다. 화면 오른쪽 주전자로부터 왼쪽 종정(鐘鼎)에 이르기까지 지그재그로 기물을 배치한 다음 화훼나 소과(蔬果)를 앞쪽으로 나열하여 공간감을 나..

정재호(鄭載頀)의 <황홀한 건축-청계 타워, 현대오락장, 종로빌딩, 용산병원>

<황홀한 건축-청계 타워, 현대오락장, 종로빌딩, 용산병원> _ 정재호(鄭載頀, 1971~  ), 2006~2007, 한지에 먹, 색, 194×130cm(×3), 191×130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정재호(鄭載頀, 1971~  )는 한국의 산업화 시기,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탄생하여 이제는 사라져 가는 쇠락한 도시의 풍경을 회화로 기록한다. 1960년대 이후 도시민의 새로운 생활 양식으로 등장하여 선망의 주거 방식으로 추앙되던 아파트와 상가, 빌딩들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재개발 대상이 되었고, 작가는 철거를 앞둔 지역을 찾아가 그 일대를 한지에 먹과 채색 안료를 사용하여 보이는 그대로 담아내었다. 이 작품은 네 지역의 건물을 한 화면에 옮긴 것이다. 한때 영화로 가득 찼던 건물들의 쇠락은 정재호를..

강경구(姜敬求)의 <북한산>

_ 강경구(姜敬求, 1952 ~   ), 1998. 종이에 먹,색, 179×119cm, 개인 소장 강경구(姜敬求, 1952 ~   )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학부 시절부터 스케치, 드로잉, 습작 등을 토대로 자기만의 독특한 실경 산수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1989년부터 10년 남짓 인왕산, 북한산, 관악산 등지를 답사하며 이른자 ,서울별곡> 시리즈를 제작하였다. 시리즈는 실경이 재구성된 심상(心像)의 산수화로서, 당시 한국화단의 대세인, 자연 경관을 섬세하게 사생하는 사경산수화와 차이가 있었다. 강경구는 산을 삼라만상의 축소판이자 남다른 기상과 질서를 지닌 대상으로 보아, 강한 흑백의 대조로 산세를 표현하거나 자연 형태의 일부만 살려 채색하였다. 에서 강경구는 농묵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