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한국 서화,회화, 서예, 조각

소치(小癡) 허련(許鍊)의 <묵모란도>

기리여원 2023. 2. 12.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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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모란도(墨牡丹圖)> _ 소치(小癡) 허련(許鍊, 1809~1892), 19세기, 92.2×137.3, 종이에 먹

 

소치(小癡) 허련(許鍊, 1809~1892)은 19세기 활동한 화가로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의 제자였다. 그는 문인화의 필법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회화세계를 구축했다.

허련은 모란 그림에 특히 튀어나서 허모란(許牡丹)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었다.

일반적으로 모란은 부귀영화를 상징하기에 왕실과 민간에서 길상적 목적으로 그려졌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허련은 묵으로 모란을 그린 후 시를 써 넣어 작품이 시(詩), 서(書), 화(畵)가 일치된 문인화로서 감상되도록 하였다. 다섯 폭의 각각 다른 구도로 모란을 그려 넣고 모란과 관련된 옛 시들을 함께 적었다. 다섯 수의 시는 모두 백모란을 노래한 것이다.

 

<묵모란도(墨牡丹圖)> _ 소치(小癡) 허련(許鍊, 1809~1892)

 

古來洛口元無種(고래낙구원무종)

今去天心別得香(금거천심별득향)

 

옛날부터 황하 어귀에는 본래 이런 종자가 없었는데, 

이제 천심에서부터 특별한 향기가 있네.

 

양만리(楊萬里, 1127~1206)

* 남송대(代) 시인

 

<묵모란도(墨牡丹圖)> _ 소치(小癡) 허련(許鍊, 1809~1892)

 

歐碧原同魏紫誇 (구벽원동위자과)

托根得地最淸華 (탁근득지최청화)

 

구벽*이 위자*와 뿌리가 같다고 창송하는데,

그 뿌리를 얻어 땅에 심으니 가장 맑고 화려하네.

 

*구벽(歐碧) : 밝은 녹색 모란꽃    * 위자(魏紫) : 진귀한 품종의 붉은 모란

 

오숭량(吳嵩梁, 1766~1834)

* 청나라 서화가

 

<묵모란도(墨牡丹圖)> _ 소치(小癡) 허련(許鍊, 1809~1892)

 

官錦千絲費剪裁(관금천사비전재)

 䛏他婪尾殿春杯(이타람미전춘배)

 

궁중 비단 일천 가닥을 마름질하고,

그 사람을 불러 늦봄에 남미주를 마시리.

 

왕사정(王士禎, 1634~1711)

*청나라 시인

 

<묵모란도(墨牡丹圖)> _ 소치(小癡) 허련(許鍊, 1809~1892)

 

裁分楚女朝雲片(재분초녀조운편)

剪破嫦娥夜月光(전파항아야월광)

 

무산의 선녀는 아침 하늘 조각 구름을 마름질하고,

항아는 밤하늘 달빛을 가위질하네.

 

서인(徐夤, 849~938)

* 당나라 관료이자 시인

 

<묵모란도(墨牡丹圖)> _ 소치(小癡) 허련(許鍊, 1809~1892)

 

昨夜月明渾似水(작야월명혼사수) 

入門惟覺一庭香(입문유각일정향)

 

어젯밤 달이 밝아 그 빛이 물 흐르듯 비추는데,

대문을 들어서서 온 뜰에 가득한 향기를 깨달았네.

 

위장(韋蔣, 836~910)

* 당나라말기 시인

 

2023.02.08. 서울대박물관

전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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